BAE YOUNG-WHAN: SO NEAR SO FAR

≪So Near So Far≫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 닐 영(Neil Young)의 , 그리고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등 더 보편적이면서도 아이코닉한 팝송을 바탕으로 한다. 이 곡들은 작가의 청년기에 자주 다녔던 청계천 노점상에서 불법 복제품으로 처음 접한 노래들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를 기타로 직접 연주하며 수집한 자신의 뇌파 데이터를 새로운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뇌파 데이터는 3차원의 부조로 변환되어 투명한 물감층과 금박의 능선이 겹쳐진 로 완성되었다. 이 작업은 ‘심상’ 즉, 마음 속의 형상이라는 산수화의 개념과 작가의 탐구가 연계된 결과물이다. 배영환은 “하나의 풍경이 개인의 의식에 의해 형성될 수 있음을 뜻하는 이 개념은, 흔히 보수적이라고만 여겨지는 장르의 매우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이상적 세계의 이미지를 구현시키는 것이 작가의 작업에 중요한 부분이지만, 작품 중 일부는 작가와 같은 세대가 경험한 상실과 실존적 표류를 훨씬 더 강렬하게 다뤄내기도 한다. 흑경 좌대에 산산이 부서진 병 조각과 그 위에 놓인 다소 투박한 모습의 기타는 새로운 평면 작품들과 대응을 이루며 전시장 중심에 자리한다. 기타는 도시 개발로 철거된 동네의 버려진 가구와 자개장을 재료로 작가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함께 배치된 턴테이블 위에는 LP 대신 바위가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이 설치작 <처음처럼>은 완벽한 음을 재현하는 것, 그리고 부서진 것을 온전하게 만든다는 것의 불가능함을 시적으로 암시한다.

그럼에도 아마추어의 열정을 다해 연주하는 작가의 모습을 담은 영상 속 서툴고 애잔한 음은, 아이디어와 상징 그리고 언어를 생성하는 체계로써의 음악이 중심인 이 전시에 울려 퍼지는 유일한 소리이다. 영상에는 EEG 센서에 연결되어 기타를 치는 작가의 뇌파와 갓 내린 눈으로 뒤덮인 산의 풍경이 겹쳐져있다.